[김영범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생활예술 활성화가 예술 부흥을 가져올 수 있는가
[김영범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생활예술 활성화가 예술 부흥을 가져올 수 있는가
  • 충청매일
  • 승인 2022.03.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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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청주민예총 사무국장

[충청매일] 최근 생활예술 활성화가 이슈다. 생활예술이란 개념 자체도 낯설다.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예술을 향유자에게로 확대하고자 하는 의도인 듯 보인다. 생활예술이 활성화되면 단순한 향유자가 아닌 창작자의 관점에서 전문 예술을 바라보고 이에 따라 전문적인 예술이 활성화되는 장점이 있다는 이야기 같다. 원래 예술은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만이 누리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다. 예술에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규정하는 근거나 제도는 없다. 어찌 되었건 예술을 즐기고 창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은 일이다. 예술 향유자가 등산이나 낚시를 즐기는 동호인 수만큼 많다면, 예술의 활성화와 산업화는 이뤄질 것이다. 그렇다고 생활예술의 활성화가 곧 예술의 성장을 가져올지는 의문이다.

스포츠를 예로 들자. 스포츠는 어느 분야보다 생활 체육이 활성화되어있고 동호인들도 많다. 종목별로 경기장이 지어지고 선수뿐 아니라 일반 시민이 경기장을 자유롭게 이용한다.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사회에서 운동은 필수가 되었고 운동을 즐기려는 국민을 위해 국가는 기꺼이 자금을 마련한다.

예술은 어떤가. 분야별 공연장이 있는가. 분야별 공연장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공연장도 부족하다. 공연장은 특정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장소로 인식되어 있어 국민 다수가 활용하는 체육 시설보다 정책이나 예산 지원이 부족하다.

전문 예술인의 콧대가 높아서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우니 전문 예술인이 관객, 향유자와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고 말한다. 생활 체육은 프로 선수들이 거리를 좁혀서 활성화되었는가.

예술은 프로와 아마의 경계가 없다. 스포츠는 다르다. 스포츠는 구단이나 팀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십 년 야구를 한 사람이 연봉을 받지 못하는 야구동호회에서 활동한다면 프로 선수가 아니다. 야구 잘하는 선수 출신 동호회 회원일 뿐이다. 그러나 예술의 세계에는 구단이 없다. 기껏해야 국가나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예술단이나 개인인 운영하는 사설 극단, 공연팀이 있을 뿐이다. 공연 단체는 고유번호증만 발급하면 프로, 아마 구분 없이 설립할 수 있다.

스포츠 선수는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 한다. 심지어 금메달을 따면 군대도 면제이고 연봉도 지급된다. 수치로 정확하게 승자가 결정되는 스포츠와 다르게 예술은 승자와 패자 구분이 없다. 문창과나 국문과를 졸업하지 않아도 시인이 될 수 있다. 신춘문예나 문예지에 등단하지 않아도 시집을 발간하면 시인이란 호칭을 얻는다. 이미 예술은 생활예술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왜 예술 분야는 스포츠만큼 활성화되지 못하는가.

예술은 신체 기능을 향상하는 육체보다는 정신적 산물이다. 특히, 순수예술은 예술가의 영혼이 깃든 작품으로 자본으로 환원하기 어렵다. 드러난 작품의 형태도 중요하지만, 작품에 내재하여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순수예술이 없는 생활예술은 가치가 없다. BTS로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대중예술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우리 고유의 전통예술을 넘을 수는 없다. 당연히 생활예술의 발전을 위해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지만, 아직도 아무런 정책도 없는 순수예술과 예술인을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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