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메타버스, 발칙한 상상
[김영범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메타버스, 발칙한 상상
  • 충청매일
  • 승인 2021.10.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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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청주민예총 사무국장

영화 아바타는 미지의 행성 판도라를 개척하기 위해 아바타 프로그램을 이용해 나비족이 된 인간과 원주민 사이의 에피소드를 그린 이야기로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영화에서 아바타는 인간과 나비족의 DNA를 결합해 만들어지며 인간의 의식을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새로운 존재이다. 영화 개봉 후 아바타라는 새로운 종은 마음대로 조종 가능한 또 다른 나의 개체로 TV 예능 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아바타는 인터넷 게임 공간 등을 통해 구현되고 있으며, 영화에서처럼 현실감과 현장감이 느껴질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저 영화나 게임에서 존재할 법한 이야기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현실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각종 산업은 물론, 가상세계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BTS는 신곡 발표를 온라인 공간에서 한 바 있다. 온라인 게임회사가 운영하는 소셜 공간이라 하는데 회원들이 이야기도 나누며 잠시 쉬는 온라인 카페 같은 공간이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이런 세계는 이미 존재하고 공연뿐만 아니라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모든 현실 활동이 가능한 가상세계, 메타버스의 도래는 머지않았다. meta와 universe의 합성어인 이 신조어는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되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서는 손쉽게 땅을 사고팔며, 건물을 짓고, 회사를 설립하고, 스포츠, 공연, 쇼핑 등 여가생활까지 가능해질 것이다. 실제 경제활동이 이뤄지며 누군가는 부를 축적할 것이며, 누군가는 패가망신할 것이다. 현실에서 제약을 받거나 불가능한 일들, 도박이나 매춘, 투기 등도 넘쳐날 것이다. 회사에 출근할 일도, 학교 갈 일도 없다. 인간은 움직일 필요가 없어질 것이고, 필요한 일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가상세계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며 영화 트루먼쇼의 세상처럼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 없는 공간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집도 학교도 상가도 사라지고 지구는 숲과 동물들의 천국이 될 것이다.

손과 발이 쓸모 없어진 인간은 몸집이 작아지고 축구공만 한 머리만 남을 것이다. 뇌파로 명령만 내리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최고의 음악과 시와 그림을 그려낼 것이니 예술가도 필요 없고 법도 질서도 무의미해진다.

바둑계의 혁신은 알파고의 등장이었다.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들이 알파고에 쩔쩔맸다. 인공지능에게 인간이 진 날, 바둑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알파고 이후 바둑 정석의 틀은 깨어졌다. 알파고처럼 이미지와 생각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에 의해 시나 소설이 완성된다면 어떻게 될까. 바둑처럼 이기는 최고의 수를 찾아내는 것이 아닌 글쓰기도 인공지능은 최고의, 최선의 시와 소설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글쓰기가 맘처럼 안되고 고통스러울 때는 알파고 같은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아주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하는 슈퍼컴퓨터가 지배하는 세상에 사는 인간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공장은 문을 닫고 자동차나 비행기의 매연이 사라진 지구는 초록의 바다가 될 것이고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우주에서 가장 푸른 별이 될지도 모른다. 공룡에게 머리를 잡아 먹히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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