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문학상
[김영범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문학상
  • 충청매일
  • 승인 2021.08.17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인, 청주민예총 사무국장

 

 

 

최근 오장환 문학상 운영 조례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문학상 작품 응모자를 보은군 내 거주자(1년 이상)와 출향인사에 한정하는 조항 때문이다. 

오장환은 보은 회인 출신으로 1930~40년대를 풍미했던 시인이다. 그의 첫 시집이 나왔을 때는 스승인 정지용 시인을 넘어 시단의 새로운 왕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의 시집이 해금되기 전까지 오장환 시인은 오래도록 묻혀있었다.

오장환 시인을 세상 밖으로 불러낸 것은 지역의 후배 문인들과 예술가들이었다. 충북작가회의, 충북민예총 등 지역 예술가들은 허물어져 가는 오장환 생가를 찾아가 생가 예술제를 여는 등 오장환 시인을 기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오장환문학제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렵게 기금을 마련하고 지역 예술가들이 힘을 보태 행사를 이어나갔다. 보은군의 참여 의지가 확고해 지면서 보은군이 자체적으로 추진위를 꾸리고 문학제를 이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후배 예술가의 역할이 축소됐지만, 오장환 문학제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오장환문학제와 오장환문학상은 시대적인 사명이었다. 오장환 시인이 태어나 자란 보은이 한국문학사의 명소로 각광 받아 전국 각지에서 문인은 물론 학생과 시민들이 찾고 있다. 이는 땅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땅을 빛낸다는 동서고금의 진리가 그대로 보은에 나타난 것이다. 그렇기에 오장환 문학제의 꽃이기도 한 오장환 문학상은 국내 최고의 문학상으로서의 가치를 드높일 만하다. 그렇기에 오장환 문학제를 시작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온 한국작가회의 충북지회는 오장환 문학의 의의를 왜곡하는 오장환 문학상 조례 개정에 반대(충북작가회의 성명서 중에서)’하는 것이며, 분노하는 것이다.

처음 오장환문학상은 주관사가 상금을 마련하는 시스템으로 기억한다. 2006년부터 몇 해 참여했다가 자연스레 발길이 뜸해져 상금 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 문학상은 주관사의 영향력이 크다. 상이 제정되고 주관사에서 출간한 시인의 수상이 많았다.

보은군의 조례안 중 문학상 작품 응모자를 보은군민으로 한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번도 보은 출신이 상을 받은 적 없다는 것이다.

사실, 수많은 문학상 대부분이 집안 잔치인 경우가 많다. 잡지사나 출판사, 단체 등의 상은 회원들의 잔치다. 이는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는 의미가 큰 경우다. 또는 관에서 추진하는 상의 경우도 주관사에 따라 수상자가 편중되는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학상 심사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지역 출신 작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을 이유로 오장환 시인을 기리는 문학상을 동네잔치로 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누가, 어떤 발상으로 이런 조례안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나눠 먹기 주체의 변경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장환 시인의 시세계와 그의 삶을 기리는 문학상을 백일장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오장환 시인의 또다시 매장하는 일과 같다. 극단적인 문학상 조례안보다는 지역 작가를 배려하는 합리적인 안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보은군의 극단적 선택이 현실화한다면, 오장환 문학제에 대한 관심은 점점 시들해질 것이며, 문학관을 찾는 이는 더 줄어들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