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의 시시콜콜한 이야기]트로트의 재발견
[김영범의 시시콜콜한 이야기]트로트의 재발견
  • 충청매일
  • 승인 2021.01.0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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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청주민예총 사무국장

[충청매일] 요즘 방송 매체를 보면 오디션 프로가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트로트 장르가 대세인데, 그 중심에는 미스트롯 시즌 1의 성공과 송가인이라는 특출난 스타를 만들어낸 프로그램이 있다. 뒤이어 진행한 미스터트롯도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며 성공을 거두었고 임영웅을 비롯한 참여 가수들의 활약도 이어지고 있다.

흔히 뽕짝이라 저평가받아 온 트로트는 방송보다 행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장르였다. 단순한 멜로디와 저렴한 가사, 트로트만의 색을 지닌 의상과 노래 기교는 특정 연령층의 사랑을 받아왔다. 트로트를 좋아하는 저변 인구보다, 트로트 장르의 시장 규모보다 트로트는 저평가되었다.

나 역시, 트로트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춘기 감수성을 자극한 음악은 이문세의 노래였다. 이미자와 조용필로 이어진 대중가요에 신선한 감성을 안겨주었던 이문세 표 발라드를 들으며 10대 시절을 보냈다. 이선희와 변진섭 그리고 신승훈을 끝으로 내 대중음악 세계는 끝이 났지만, 트로트보다는 아이돌 노래에 관심이 갔다. 트로트가 나의 감성과 맞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특출나게 노래 잘하는 가수를 만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최근 방영되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는 트로트에 대한 나의 편견을 깨고 있다. 출연자의 나이가 대폭 낮아졌고 트로트를 부르는 목소리와 기교 그리고 분위기가 세련되었다. 장윤정과 홍진영으로 대표되는 실력을 겸비한 젊은 트로트의 뒤를 잇는 동시에 더욱 현대화되고 세련되어졌다.

그런데도 나는 즐겨보지 않았다. 어딜 가도 회자하는 프로그램이나 출연자들의 근황에도 무감각했었다. 이런 내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프로에 푹 빠지고 말았다.

광고 수익과 직결되는 시청률을 의식한 방송의 문제점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므로 거론하지 않겠지만, 오디션 프로로 인해 트로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지지를 보내는 참가자는 중학생이다. 단단한 저음과 멋들어진 꺾기, 흔들리지 않는 고음을 들으면 중학생이 맞나 싶을 정도다. 성인과 비교해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실력을 겸비했다. 특히, 정통 트로트의 맛을 잘 살리며 트로트의 정서도 잘 표현한다. 흔히 말하는 트로트 신동이다. 나를 트로트 세계로 이끈 한 소녀의 노래를 통해 다양한 트로트 노래를 알게 되었고 트로트에도 좋은 노래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트로트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졌다.

10년 넘게 진행한 수많은 오디션 프로처럼 트로트 열풍도 언젠가는 잠잠해질 것이다. 시장이 변하면 변하는 시장의 입맛에 맞춰 다른 상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트로트 열풍으로 트로트를 트로트답게 들려주는 가수가 생겨나고 이로 한해 트로트는 한층 발전하고 성장할 것이다.

반면, 성공을 위해 유행에 편승하는 출연진의 증가는 문제다. 국악 전공자와 가요를 부르던 참가자, 미취학 아동부터 초중고 학생들의 참여율 증가도 좋은 현상은 아니다. 아무튼, 코로나 19로 우울한 2021년의 시작에 트로트의 재발견은 기분 좋은 일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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